0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343536373839404142434445464748
                * 짤방은 본문과 전혀 상관이 없음



아는 지인은 최소 컴터를 5년 이상 사용한다.

아직 팬티엄4 초기 모델을 사용 하고 있는 그에게

환율이 미치기 전인 올 봄에

"업그레이드 한번하시는게 어떤가요?"

란 말을 했었다.

그 지인은 웃으면서

자기는 간단한 워드작업과 인터넷 웹 서핑만 하면 되는데

지금 컴터로도 충분하다고 했다.

외국계 블로그와 달리 한국 태생의 블로그 서비스하는 회사들은

대체로 강력한 멀티미디어를 지원하다보니

무겁게 디자인 되거나 리소스를 많이 먹는 블로그를 심심치 않게 발견한다.

일본 위키 사이트의 히라노아야 '죽어'사건은 빼더라도
                                  (*지금은 수정된지 오래된 전설)
돌아 다니다 보면 각종 엑티브 엑스의 압박에 시달리기도 한다

bmp 파일 2500장의 압박이 느껴지는 게시물이

이 블로그 어딘가에 있는데 한번 가서 클릭해볼 용자는 클릭해보시길 바란다.

메모리와 인터넷 회선 그리고 운영체제의 안정성 따위를 테스트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

단, 게시물 자체가 뭔가 의미는 없으니 그림이란 단어에 반응하지 마시길 바란다.


Posted by dbs
:

아마도 웃대나 디씨인 사이드가 출처이겠지만
무슨 도시전설처럼 이것 역시 정확한 원출처를 알수가 없다.
이글을 작성한 분이 연락을 주시면 글을 닫도록 하겠습니다.

덧 - 2편과 3편을 완벽히 이해한다면 당신은 캐막장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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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겠지만 제가 이런게 좀 늦어서 오려봅니다.
원작 1. 밤망이 깎는 노인을 CD 굽는 노인, 업로드하는 노인 으로 패러디 한겁니다.
좀 길지만 혹 안보신 분들 보시면 재미있을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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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망이 깎는 노인
 
벌써 40여 년 전이다. 내가 갓 세간 난 지 얼마 안 돼서 의정부에 내려가 살 때다.

서울 왔다가는 길에, 청량리역으로 가기 위해 동대문에서 일단 전차를 내려야 했다.

동대문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 방망이를 깎아 파는 노인이 있었다.

방망이를 한 벌 사 가지고 가려고 깎아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방망이 하나 가지고 에누리 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노인이었다.

더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깎아나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깎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깎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깎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사실 차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깎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깎는다는 말이오? 노인장, 외고집이시구먼,
   차 시간이 없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 사우. 난 안 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차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깎아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물건이란 제대로 만들어야지,
   깎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깎던 것을 숫제 무릎에다 놓고 태연스럽게 곰방대에 담배를 담아 피우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방망이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 다 됐다고 내준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방망이다.
 
차를 놓치고 다음 차로 가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손님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

상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노인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보니 노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동대문 지붕 추녀를 바라보고 섰다.

그때, 그 바라보고 섰는 옆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노인다워 보이고,
 
부드러운 눈매와 흰 수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노인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집에 와서 방망이를 내놨더니, 아내는 이쁘게 깎았다고 야단이다.

집에 있는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배가 너무 부르면 옷감을 다듬다가 치기를 잘하고 같은 무게라도 힘이 들며, 배가 너무 안 부르면 다듬잇살이 펴지지 않고 손에 헤먹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竹器(죽기)는 혹 대쪽이 떨어지면 쪽을 대고 물수건으로 겉을 씻고 곧 뜨거운 인두로 다리면 다시 붙어서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죽기는 대쪽이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죽기에 대를 붙일 때, 질 좋은 부레를 잘 녹여서 흠뻑 칠한 뒤에 볕에 쪼여 말린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한 뒤에 비로소 붙인다. 이것을 소라 붙인다고 한다.

물론 날짜가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접착제를 써서 직접 붙인다.

금방 붙는다.

그러나 견고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며칠씩 걸려 가며 소라 붙일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藥材(약재)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熟地黃(숙지황)을 사면 보통 것은 얼마, 윗길은 얼마, 값으로 구별했고,

구증구포한 것은 세 배 이상 비싸다.

구증구포란 아홉 번 쪄내고 말린 것이다.

눈으로 봐서는 다섯 번을 쪘는지 열 번을 쪘는지 알 수가 없다.

단지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어느 누가 남이 보지도 않는데 아홉 번씩 찔 이도 없고,

또 그것을 믿고 세 배씩 값을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물건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아름다운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공예미술품을 만들어 냈다.
 
이 방망이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노인이 나 같은 젊은이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물건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서 추탕에 탁주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상경하는 길로 그 노인을 찾았다.

그러나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노인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편 동대문의 지붕 추녀를 바라다보았다.

푸른 창공에 날아갈 듯한 추녀 끝으로 흰 구름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 그때 그 노인이 저 구름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방망이 깎다가 우연히 추녀 끝의 구름을 바라보던 노인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採菊東籬不(채국동리불)다가 悠然見南山(유연견남산)!’ 도연명의

시구가 새어 나왔다.
 
오늘, 집에 들어갔더니 며느리가 북어 자반을 뜯고 있었다.

전에 더덕, 북어를 방망이로 쿵쿵 두들겨서 먹던 생각이 난다.

방망이 구경한 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다듬이질하는 소리도 들을 수 없다.

‘만호도의성’이니, ‘위군추야도의성’이니 애수를 자아내던 그 소리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문득 40년 전 방망이 깎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2. CD굽는노인



벌써 4년 전이다.

내가 갓 게이머가 된지 얼마 안 돼서 용산구에 올라가 살 때다.

용산역에 왔다가는 길에,

게임 시디를 한 장 사기 위해 일단 전차를 내려야 했다.

용산역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 게임 시디를 구워서 파는 노인이 있었다.

게임을 한 장 사 가지고 가려고 구워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를 것 같았다.


"얼마 알아보고 왔소?"

"한 장에 5천원 아닙니까?"

"한 장에 만2천원이오"

"좀 싸게 해줄 수 없습니까? 다른 곳은 5천원이던데..."

했더니,

"시디 한 장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싸아가지 없는 노인이었다.

더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구워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이미지를 뜨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뜨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클릭하고 저리 클릭하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다이렉트로 구우면 다 될 건데,

자꾸만 이미지만 뜨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구워달라고 해도 통 못들은 척 대꾸가 없다.

사실 TV에서 "카드 앵벌이 싸구려"를 방영할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었다.


"이미지 안 뜨고 CD to CD로 구워줘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구울 만큼 구워야 시디가 돌아가지,

공시디에 라이터 지진다고 돌아가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굽는다는 말이오? 노인장, 용팔이시구먼,

카드 앵벌이 한다니까요"


노인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 사우. 난 안 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방영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구워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인식이 안되고 뻑이 난다니까. 시디란 제대로 구워야지, 굽다가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이미지 뜬 것을 숫제 1배속으로 걸고 태연스럽게

새턴을 켜고 야구권을 하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흥분해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시디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 됐다고 내준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게임 시디다.


방영 시간을 놓치고 녹화본을 봐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손님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

상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용팔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노인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용산역을 바라보고 섰다.   

그 때, 그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용팔이다워 보이고,

부드러운 눈매와 흰 수염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용팔이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집에 와서 시디를 내놨더니, 아내는 이쁘게 구웠다고 야단이다.

통신 판매 것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싸구려 벌크 시디로 구우면 얼마 못 가서 시디가 인식이 잘 안되다가 데이터가 쉬이 날아가며, 무리하게 고배속으로 구우면 다운이 잘 되고 동영상이 끊기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노인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복사 시디는 고급 화이트 골드 시디에 스카시 방식 레코더를

사용해 저배속으로 구워 좀체로 뻑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시디는 한번 동영상이 끊기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복사 시디를 구울 때 이미지를 미리 뜬 뒤에 이미지가 제대로 떠졌는지

가상 시디 이미지로 잡고 에뮬레이터로 확인을 한 뒤에 비로소 굽는다.

물론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IDE 방식의 레코더로 CD to CD로 직접 굽는다.

금방 굽는다. 그러나 견고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몇 시간씩 걸려 가며 이미지 뜰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중고 게임기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중고 플스를 사면 보통 것은 얼마, 재생 렌즈는 얼마, 값으로 구별했고,

정품 렌즈는 세 배 이상 비싸다.

정품 렌즈란 다른 중고 플스에서 떼어낸 수명이 다 된 렌즈가 아닌 신품 렌즈인 것이다.

눈으로 봐서는 신품인지 가변 저항을 조절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단지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어느 용팔이가 남이 보지도 않는데 정품 렌즈를 달 이도 없고,

또 그것을 믿고 세 배씩 값을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시디를 굽는 그 순간만은 오직 잘 돌아가는 시디를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불법 복사 시디를 만들어 냈다.

이 시디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노인이 나 같은 게이머에게 용팔이 소리를 듣는 세상에서,

어떻게 잘 돌아가는 복사 시디가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서 오이 3개에 오렌지맛 쿠우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상경하는 길로 그 노인을 찾았다.

그러나 단속이 떠서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노인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노인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편 용산역을 바라다보았다.

푸른 창공에 무너질 듯한 용산역 밑으로 용산견이 잠을 자고 있었다.

아, 그때 그 노인이 저 용산견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시디를 굽다가 우연히 용산역의 마스코트인 용산견을 바라보던 노인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그랫쿠나 무서운 쿠믈 쿠엇쿠나!"
                 (그랬구나 무서운 꿈을 꾸었구나)

초난강의 시구가 새어 나왔다.


오늘, 집에 들어갔더니 며느리가 DVD 레코더로 플스 2 DVD를 굽고 있었다.

전에 플스 1 시디를 4배속 레코더로 굽던 생각이 난다.

플스 1 복사 시디 구경한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플스 1 복사 시디 판다는 스팸 메일도 날라 오지 않는다.

"파이날 환타지 쎄븐"이니, "도끼매끼 메모리알"이니 애수를 자아내던 그 소리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문득 4년 전 시디 굽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3. 업로드하는 노인



벌써 2년여 전 이다. 내가 갓 초고속 인터넷을 깐 지 얼마 안 돼서 인터넷 서핑을 할 때다.

옥션에서 물건을 보고오는 길에, 자료를 받을 것이 있어 잠시 아이팝에서 로그인을 해야 했다.

아이팝 클럽 한 구석에 죽치고 업로드를 하는 ID:노인 이 있었다.

게임을 하나 다운받아 가려고 압축해서 올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용량을 굉장히 부풀려서 올리는 것 같았다.
 
  "좀 압축해 줄 수 없으셈?"

했더니,

  "님아 패킷이 얼마나 한다고 에누리 하삼?ㅋㅋ 용량 크거든 정액제로 하셈."

대단히 초딩틱한 노인이었다.

더 부탁해 보지도 못하고 잘 올려나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업로드를 했다.

처음에는 속도가 빠른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올려 보고 저리 올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완료 됐는데, 자꾸만 더 올리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만 하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사실 옥션 입금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인제는 초조할 지경이었다.

   "크랙은 없어도 좋으니 그만 올리셈~"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크랙하고 패치까지 올려야 마무리가 되지, 노시디로 굴리면 굴러가삼-_-^?"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다운족이 좋다는데 무얼 더 올리셈? 노인장, 똥고집이심ㅠ.ㅜ, 입금할 시간이 없다니까요."

노인은 버럭스럽게.

  "아이디스크 가 받으삼. 나 안올린다는."

하고 지껄인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입금은 이미 늦어 은행시간도 끝난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OTL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니맘대로 올려보셈~"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오류나고 늦어진다는. 데이터란 제대로 올려놔야지, 깔다가 다운되면 쓰삼?"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올리던 것을 숫제 무시하고 태연스럽게 자유게시판에서 악플을 달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눈팅족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업로드를 마치고 이리저리 보더니 다 됐다고 말해준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던 업로드다.
 
입금을 놓치고 내일 모레 물건을 받아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업로드를 해 가지고 리플이 많이 달릴턱이 없다.

다운족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패킷만 많이 뺏어간다.

알바인것 같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노인이다.

생각할수록 울컥했다.

그러다가 다른 게시판을 보니 노인은 태연히 성인인증까지 받아 성인자료실에서 감사 리플을 달고 있다.

그때, 그 감사의 리플을 달고 있는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성인다워 보이고, 부드러운 말투와 고급 언어에 초딩이란 의심이 약간 누그러졌다.

노인에 대한 안티와 굴욕도 감쇄된 셈이다.
 
다운로드를 열심히 받아놨더니, 친구는 완벽한 데이터라며 야단이다.

자기 집에 받은 것보다 원츄라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친구의 설명을 들어 보니, 패치가 없으면 신명나게 게임을 하다가 에러가 나기도 하고 팅기기도 하며, 에러가 안나면 컴퓨터에 무리가 가고 결국 먹통이 되기 쉽단다. 요렇게 꼭 알맞은 데이터 모음집을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급빵긋 했다.

그리고 노인에 대한 내 악플을 삭제했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전해지는 김본좌라는 자는 혹 야구동영상을 올리게 되면 그 출처와 배경 스토리를 쓰고 본토의 반응과 배우의 이름까지 상세히 조사하여 써줬다. 그러나 요새 야구동영상은 예전에 한번 봤던 것인 데다가 정보도 부족하다.

예전에는 야구동영상을 올릴 때 영상미가 뛰어나고 용량이 작은 것을 미리 선별하여 올리곤 했다.

이렇게 하기를 10번쯤 올린 뒤에 비로소 끝난다. 이것을 폭업 한다고 한다.

물론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아무거나 막 받아서 올린다.

봤던거다.

그러니 참신하지가 못하다.

게다가 요즘에는 미리보기를 피하기 위해서 초기 영상만 낼름 바꿔서 올리는 사람도 있다.
 
짤방(짤림방지)만 해도 그렇다.

옛날에는 짤방보이를 하날 올려도 포켓몬스터 버전, 유희왕 버전, 데스노트 버전이 있었고, 쌔끈한 누님을 올리는 경우도 있다.

쌔끈한 누님이란 방송 심의 규정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것이다.

눈으로 봐서는 입었는지 벗었는지 알 수가 없다.

단지 벗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짤방조차 없다.

조회수가 한자리 이상 오르지도 않는데 짤방을 올릴 이도 없고, 또 짤방을 보려고 글을 읽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야구동영상도 있고, 야사도 있지만, 짤방에 나오는 그 쌔끈한 누님만은 놓치지 않고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흥분을(?!) 느꼈다.

그래서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짤방을 올렸다.
 
이 게임도 그런 심정에서 업로드 했을 것이다.

나는 그 노인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리플을 받아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노인이 나 같은 중딩에게 안티와 굴욕을 당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완벽한 업로드가 가능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노인을 찾아가서 별 포인트에 정액권이라도 선물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새벽에 접속하는 길로 그 노인을 찾았다.

그러나 그 노인이 있던 사이트에 노인은 탈퇴되어 있었다.

나는 그 노인이 놀던 게시판에 멍하니 멈춰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아래의 성인게시판의 글들을 쳐다보았다.

화끈한 애인을 원하시나요? 060-700-0000이라고 쓰여 있었다.

아, 그때 그 노인이 저 광고를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업로드 하다가 우연히 광고를 바라보던 노인의 음흉한 웃음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檢索生活化(검색생활화)와   無夜(球)動(影狀)投石(무야(구)동(영상)투석)!'  김본좌의 시구가 새어 나왔다.
 
오늘, 집에 들어갔더니 동생놈이 자판을 두들기고 있었다.

전에 게임에 버그 투성이라 패치에 치트까지 썼던 생각이 난다.

치트오매틱 구경한 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세이브 파일을 다운받는 것 같다.

'업로더만세' 이니,  '리플많이주세욤' 이니 애수를 자아내던 그 멘트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문득 2년전 업로드를 하던 노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Posted by d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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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막장이라함은 자신의 생일날 이런 추카를 받기를 꿈꾸는 니트       (*NOT Education Empoyment Training)를 말하는 것일까?
 물론 여기 블로그 스텝인 나도 캐막장임을 부정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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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출처 : 다음 티티카카님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는 지폐를 평생 유통할 생각이 없다면 그닷 문제될거 같지 않다는 생각이지만,  But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은 저런짓거리 역시 캐막장의 한 분류로 보고있다.



' 앙코이리 파스타라이스'란 단어에 반응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도
틀림없는 캐막장 인생을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99.98%의 확율로

다음 사진의 주인공을 한눈에 알아본다면 당연히 두말 할 필요 없이
당신을 캐막장 인생의 주인공으로 인증해줄 용의가 있다.






























Posted by d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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